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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sanggyesa 작성일10-12-01 15:36 조회2,4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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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비경 품은 ‘호젓한 산사’ 의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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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계사와 불일폭포 -

지리산 쌍계사를 찾아가는 길은 멀다. 반나절이나 걸린다. 여행의 설랬던 마음도 잠시, 앞차의 꽁무니만 보고 달리니 짜증이 생긴다. 그나마 국도는 꼬불꼬불한 길이라 재밌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구례에서 하동으로 빠지는 섬진강길 팔십리를 달리면 재미는 배가된다. 이 길 연변에는 배밭이 널려 있다. 배나무를 손질하는 농부의 손길이 바쁘다. 신문종이로 배를 뒤집어 쓴 모습이 자그마한 고깔모자를 쓴 어린애들 머리통 같다.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다보면 어느덧 화개에 닿는다. 섬진강과 화개천이 만나는 화개의 초입, 화개장터. 김동리의 소설 ‘역마’ 의 무대이기도 하다.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예전엔 전국의 3대 장터로 꼽혔던 곳이지만,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번성했던 모습은 이미 사라졌고, 터미널 주변으로 식당만이 옛 영화를 간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터미널 건너편에 ‘화개장터’ 라는 이름으로 장이 섰다. 음식과 기념품, 각종 산나물과 영지, 버섯, 마 등이 즐비하다. 지나가는 손님을 호객하는 게 부담스럽지만, 시골의 인심은 아직 남아 있다.

화개에서 쌍계사까지 길목마다 찻집이 자리잡고 있다. 찻집만 얼추 30여 개. 저마다 덖음 솜씨를 자랑하는 전통찻집들이다. 사실 이 길은 4월초가 전성기다. 그때쯤이면 벚꽃 잎이 눈보라처럼 흩날린다. 하얀 꽃잎은 꽃비가 되고 연지 곤지가 되어 벚꽃터널 연인들의 가슴을 연분홍으로 물들인다. 화개천 야생차밭의 다향과 어울러져 멋들어진 향내를 뿜어낸다. 전국의 관광객들이 미친X 널뛰듯이 달려든다. 서로 향내를 맡고, 꽃망울을 보기 위해 주차장을 이룬다. 십리 벚꽃길를 구경하려 전국에서 모인 관광객으로 장사진이다. 벚꽃 터널을 구경하고픈 마음이 간절하지만 매년 4월에 쌍계사를 찾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신 5월엔 호젓한 정취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비록 꽃은 떨어져 그 화려함은 다했지만, 초록색 나뭇잎은 터널을 이뤄 여행객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화개천 강바닥엔 여인의 살결을 닮은 매끄러운 돌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한껏 물이 오른 연둣빛 실버들은 긴 가지를 늘어뜨린 채 흘려 가는 물을 조용히 감상하고 있다. 그 옛날 은어가 이곳까지 올라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의 은어는 대부분 양식으로 기른다고 한다. 하동에 사는 친구는 5월 은어에서 수박 맛이 나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양식으로 키우다보니 맛이 덜하다고…. 화개천변 계단식 야생차밭이나 보리밭이 가파른 산허리를 타고 지리산을 오르는 이색적인 풍경도 이곳에선 아주 흔하다.

쌍계사는 지리산 남쪽 기슭에 있다. 진주나 하동을 운행하는 버스가 있어 인근 대학생들이 하루 나들이 코스로 즐겨 찾는다. 화개천 다리를 건너면 절로 가는 길이 펼쳐진다. 그 길옆에는 산채비빔밥, 은어회, 재첩, 장어구이를 파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대한민국 어디 절을 가더라도 절 입구에는 ‘살생’의 음식점이 넘쳐나니 이런 아이러니도 없을 게다. 그나마 이건 양반이다. 가끔 절 앞에 노래방이나 가라오케 시설을 갖춘 음식점이 있으니…. 하여튼 출가해서 참선(參禪)하기가 이렇게 어려워서 영…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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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사도 불사를 크게 일구고 싶은 모양인지, 새로 주차장을 만들고 있었다. 덕분에 주차장을 끼고 새로 도로로 내는 바람에 샛길의 호젓함은 사라졌고, 길옆에서 고사리, 햇차, 헛개나무, 토종영지를 파던 할머니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손님이 뚝 끊어졌다. 오래만에 본 손님인지 할머니가 지나가는 관광객의 손을 잡아끈다. “마수걸이라도 하게. 우리 집 물건 많아” 은빛 이빨을 드러내며 웃으면서 손자뻘 손님에게 연신 입담을 늘어놓는다.

쌍계사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운치가 있다. 오른쪽은 계곡. 오솔길은 연초록 나뭇잎으로 뒤덮여 있다. 나도밤나무, 단풍나무, 전나무, 단백나무 등이 울창하다. 터널을 이뤄 빛이 잘 통과하지 못한다. 나무숲을 뚫고 내려온 빛줄기가 초파일 연등같이 은은하다. 100m가 채 되지 않은 짧은 거리를 걷다보면 세속의 번뇌가 말끔히 씻겨져 버리는 듯하다. 절 입구를 들어가는 순간부터 경외감 때문인지, 대부분 느릿느릿 발을 옮긴다. 계곡 한번 쳐다보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나무 한번 만져보고….

일주문을 지나면 금강문이 마중 나오고, 금강문을 지나면 사천왕을 봉안한 천왕문이 맞는다. 구층석탑과 팔영루를 지나면 대웅전 경내에 들어선다. 그런데 이 문을 통과해서 대웅전으로 가는 이는 별로 없다. 보통은 그 옆에 개천을 끼고 난 오솔길을 따라 경내에 들어선다. 경내에는 최치원이 쓴 진감선사대공탑비(국보 47호)가 있다. 비 몸체는 다소 손상됐으나 귀부와 금수는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약수를 한 사발 들이키고 있으려니, 사람들이 모두들 비 주변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난리다. 모두들 비에 대해 한자락씩 거든다. 비문의 글은 신라시대 왕위에 오른 진성여왕이 대문장가 최치원에게 글을 짓고 쓰게 한 것이라는 둥. 호랑이의 인도로 쌍계사 금당에 이르러 절을 세웠다는 둥. 몸체에 난 파편자리는 지리산 빨치산과 군경합동군과의 치열한 쌍방 전쟁의 흔적이라는 답사 평까지 곁들여진다.

대공탑비 양옆으로는 설선당, 적묵당이 마주보고 있다. 대웅전 앞에는 신라 석등의 특색을 갖춘 석등이 서 있다. 팔각형의 하대석은 복연대로서 8엽단판 연화문이 돌려져 있고 간주석은 가늘고 긴데 중간이 부러진 것을 맞추었고 상대에는 앙연을 조각했다. 대웅전 동쪽 경내에 있는 큰 암석 한 면을 움푹 들어가게 파내고 그 안에 여래좌상이 두껍게 양각돼 있다. 부처라기 보다는 보살에 가까울 만큼 소박한 형상이다.

금당 옆으로 난 길을 쭉 따라 올라가면 야영장과 불일폭포를 만날 수 있다. 설악산 대승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2대 폭포로 꼽히는 불일폭포는 지리산 10경 중의 하나. 지리산 백학봉과 청학봉 사이의 계곡에서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는 오색무지개를 만들고 천지를 진동하는 물소리는 사람의 심장을 멎게 한다. 물의 양이 많을 때에는 높이 60m의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이 협곡을 진동케 하며 그 소리를 사방 1km 내에서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비질비질 땀을 흘리고 오른 불일폭포는 사람의 손길을 거부한다. 그 이전에 올라왔을 때에는 폭포 밑에서 지친 몸을 씻었지만, 지금은 전망대가 세워져서 구경만 하고 갈 뿐이다. 폭포의 물방울에서 은이온이 나와 사람의 노폐물을 걸려내고,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는 설명이 써져 있다. 폭포를 바라보며 벤치에 누워 잠 한숨 잤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다. 서서히 날씨가 어두워진다. 내려갈 채비를 하고 지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찾아가는 길 = 서울에서 쌍계사로 가려면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장수IC에서 빠져나간다.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방향으로 가다가 구례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지름길. 구례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하동 방향으로 30여분을 달리면 화개입구다. 화개장터에서 10여분을 달리면 쌍개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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