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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한국인의 평등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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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sanggyesa 작성일10-12-15 12:41 조회2,8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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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차별 거부한 평등적 사유 첫 인물
자기 직업에서 달인이 되는 게 불교적 평등

불교가 인도에서 내몰린 이유중의 하나가 불교가 지닌 평등사상 때문이라고 불교학자들은 말한다. 카스트로 제도화된 힌두이즘의 계급을 가장 먼저 타파하신 이가 석가모니다.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에서 지계제일로 평가돼 온 우바리 존자는 궁중이발사로 인도의 카스트 중에서 가장 천민인 수드라 계급출신이었다. 우바라 존자가 출가한 이후에 뒤에 출가한 왕족들이 그에게 경배한 것은 힌두이즘의 사회통념상 획기적인 일이다. 그는 불멸후에 마하 가섭 존자를 중심으로 오백여 제자들이 칠엽굴에 모여서 제일차로 부처님 말씀을 결집할 때에, 주로 율장을 엮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다.

부처님은 이처럼 직위나 계급, 학식과 재산의 유무로 인간을 차별하여 다루기를 거부한 평등적 사유의 첫 화신이겠다. 평등은 부처님이 가르치신 법 가운데 하나다. 부처님은 인간 사이의 평등만 중시한 것이 아니라, 삼라만상 일체존재의 평등을 설파하셨다. 부처님은 일체존재를 일심(一心)이라 불렀다. 이 일심을 한국 천문학자인 이시우(李時雨)는 우주심이라 명명했다.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이 우주의 모든 존재는 다 한결같이 자기존재가 원만하게 소담스런 꽃을 피우기를 원한다. 이것이 모든 존재의 평등한 욕망이다. 따라서 불교적 평등심은 나와 다른 일체 존재가 다 원만한 존재의 복락을 희망하므로, 그런 희망을 진정으로 도와주는 자비심과 같다. 삼라만상 일체존재는 다 나와 다르다. 이 우주에 나와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다. 다 다르다. 평등심은 우주심의 다양한 존재가 모두 한결같이 존재의 복락을 바라는 일심과 같고, 그 일심은 사실상 다양한 특성을 띠고 있다는 것을 열린 마음으로 인정하는 마음과 같다. 그러므로 불교적 평등심은 차이가 나는 우주심을 자비로서 마중하는 마음이다. 불교적 평등심은 대등심이 아니며, 나와 다른 일체존재의 차이도 비교우열로 갈라놓는 차별심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인은 평등을 대등으로, 차이를 차별로 착각하는 병에 대체로 젖어있는 것 같다. 대등심은 나 보다 잘난 것에 대하여 참을 수 없는 질투와 증오심을 느끼는 마음이다. 나보다 나은 것에 대하여 불평등하다는 마음을 갖고서 그것을 하향적으로 잡아당기려는 평준화의 심보가 한국인의 일반적 평등관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래서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아픈 것은 참지 못하는 것이 한국인의 흔한 심리라고 여겨질 정도다. 사촌이 땅 사면 배아파하는 한국인의 대등의식은 소유적인 탐욕의 과다로서 인생의 복락을 정하려는 쏠림 현상 때문이다.

대등 질투의식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그는 남과 비교하는 속물적 인생관에서 허덕이는 사람이다. 남이 나보다 잘난 것을 배아파하는 원한의식보다, 나는 남과 다른 존재의 업을 갖고 세상에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이 불교적 평등관이다. 불교적 평등관은 각자가 자기의 독특한 업의 생리를 깨달아서 그 업의 장기를 십분 발휘하여 부정적 업장을 긍정적 업력으로 전환시키는 길과 직결된다. 천재적 금고털이와 만능열쇠 쟁이는 종이 한 장의 차이고, 기민한 도둑과 민완한 형사도 깻잎 정도의 차이밖에 안 된다. 깡패도 마음 한번 바꾸면, 전시에 용맹무쌍한 전사가 될 수 있다. 업장을 녹이는 길은 그 업을 후자처럼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방향으로 돌려 공익적인 직업정신으로 거듭나는 일이다. 앞의 보기에서 전자는 멸망으로 가는 길이고, 후자는 생명으로 가는 길이다. 각자가 자기 직업에서 망아적 달인이 되는 것이 곧 불교적 평등심의 바른 실현이겠다. 남 따라 소유적 쏠림으로 시샘을 해도 내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어리석은 마음이다. 각자는 다 자기가 해야 할 업이 있다. 이것이 평등심이다.
 
김형효,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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