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자료실

경허선사 참선곡(參禪曲)

ssanggyesa
2010-08-09 08:45
작성자
ssanggyesa
작성일
2010-08-09 08:45
조회
9279



경허선사 성우(鏡虛禪師 惺牛) (1849∼1912)
성은 송씨. 속명은 동욱(東旭), 법호는 경허(鏡虛).
9세 때 과천의 청계사(淸溪寺)로 출가하였다. 계허(桂虛)스님 밑에서 물긷고 나무하는 일로 5년을 보냈다. 그뒤 계룡산 동학사의 만화강백(萬化講伯)화상 밑에서 불교경론을 배웠으며, 9년 동안 그는 불교의 일대시교(一代時敎)뿐 아니라 <논어>·<맹자>·<시경>·<서경> 등의 유서(儒書)와 노장(老莊) 등의 제자백가를 모두 섭렵하였다.
1879년에 옛스승인 계허를 찾아 한양으로 향하던 중, 마을에 돌림병이 유행하여 집집마다 문을 굳게 닫고 있었다. 이제까지 생사불이(生死不二)의 이치를 문자 속에서만 터득하였음을 깨닫고 새로운 발심(發心)을 하였다. 이튿날, 동학사로 돌아와 학인들을 모두 돌려보낸 뒤 조실방(祖室房)에 들어가 용맹정진을 시작하였다. 창문 밑으로 주먹밥이 들어올 만큼의 구멍을 뚫어놓고, 한 손에는 칼을 쥐고, 목 밑에는 송곳을 꽂은 널판자를 놓아 졸음이 오면 송곳에 다치게 장치하여 잠을 자지않고 정진하였다. "소가 되더라도 콧구멍 없는 소가 되어야지."라는 말을 듣고 오도(悟道)하였다. 그뒤 천장암(天藏庵)으로 옮겨 깨달은 뒤에 수행인 보임(保任)을 하였다. 그때에도 얼굴에 탈을 만들어 쓰고, 송곳을 턱 밑에 받쳐놓고 오후수행(悟後修行)의 좌선을 계속하였다. 1886년 6년 동안의 보임공부(保任工夫)를 끝내고 옷과 탈바가지, 주장자 등을 모두 불태운 뒤 무애행(無碍行)을 하였고, 해인사 송광사 범어사 통도사등 제방의 선원에서 정진 하였고 만년에 천장암에서 최후의 법문을 한 뒤 사찰을 떠나 갑산(甲山)·강계(江界) 등지에서 머리를 기르고 유관(儒冠)을 쓴 모습으로 살았으며, 박난주(朴蘭州) 라고 개명하였다. 그곳에서 서당의 훈장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1912년 4월 25일 새벽에 입적하였다. 나이 64세, 법랍 56세이다. 저서에는 <경허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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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생각하니 만사(萬事) 도시몽중(都是夢中)이라 천만고 영웅호걸 북망산(北邙山) 무덤이요 부귀문장 쓸데없다 황천객(黃泉客)을 면할소냐 오호라 나의몸이 풀끝에 이슬이요 바람속에 등불이라 삼계대사 부처님이 정녕(丁寧)히 이르사대 마음깨쳐 성불하여 생사윤회 영단永斷하고 불생불멸 저국토에 상락아정常樂我淨 무위도無爲道를 사람마다 다할줄을 팔만장교八萬藏敎 유전遺傳이라
* 북망산(北邙山): 중국 낙양 북쪽에 있는 산으로 왕후나 공경대부등                     사람이 죽으면 이곳에 와서 묻혔다고 한다.
* 황천객(黃泉客): 저승으로 가는 나그네
* 常樂我淨: 열반의 세계는 절대 영원하고 즐겁고 자재(自在)한
            참된 자아가 확립되어 있으며 청정함을 이른다
* 무위도無爲道: 무심의 경지를 무위도라 한다. 무위심내기비심
                무주상보시 기복덕불가사량

사람되어 못닦으면 다시공부 어려우니 나도어서 닦아보세 닦는길을 말하려면 허다히 많건마는 대강추려 적어보세 앉고서고 보고듣고 착의끽반着衣喫飯 대인접화對人接話 일체처 일체시에 소소영영昭昭靈靈 지각하는 이것이 무엇인고 몸뚱이는 송장이요 망상번뇌 본공하고 천진면목天眞面目 나의부처 보고듣고 앉고눕고 잠도자고 일도하고 눈한번 깜짝할제 천리만리 다녀오고 허다한 신통묘용 분명한 나의마음 어떻게 생겼는고 의심하고 의심하되 고양이가 쥐잡듯이 주린사람 밥찾듯이 목마른데 물찾듯이 육칠십 늙은과부 외자식을 잃은후에 자식생각 간절하듯 생각생각 잊지말고 깊이궁구 하여가되 일념만년一念萬年 되게하여 폐침망찬廢寢忘饌 할지경에 대오하기 가깝도다 홀연히 깨달으면 본래생긴 나의부처 천진면목 절묘하다 아미타불 이아니며 석가여래 이아닌가 젊도않고 늙도않고 크도않고 작도않고 본래생긴 자기영광 개천개지盖天盖地 이러하고 열반진락涅般眞樂 가이없다 지옥천당 본공하고 생사윤회 본래없다 선지식을 찾아가서 요연了然히 인가마쳐 다시의심 없앤후에 세상만사 망각하고 수연방광隨緣放曠
*廢寢忘饌폐침망찬: 몰두하여 침식을 잊다
*盖天盖地: 하늘과 땅을 덮어 가린다는 뜻으로, 중생(衆生)이 본래 갖추고 있는 마음의 빛이 하늘과 땅에 가득 참을 이르는 말
*放曠방광: 언행에서 거리낌이 없음 도인의 경지

지내가되 빈배같이 떠돌면서 유연중생有緣衆生 제도하면 보불은덕報佛恩德 이아닌가 일체계행 지켜가면 천상인간 복수福壽하고 대원력을 발하여서 항수불학 생각하고 동체대비 마음먹어 빈병걸인貧病乞人 괄시말고 오온색신五蘊色身 생각하되 거품같이 관을하고 바깥으로 역순경계逆順境界 몽중으로 관찰하여 해태심懈怠心을 내지말고 허령虛靈한 나의마음 허공과 같은줄로 진실히 생각하여 팔풍오욕 八風五慾
  팔풍(八風) :이利---남이 나에게 이롭게 하는 것(흔들리지 말라)
           쇠衰---내외 형편이 쇠잔해지는것(
           훼毁---남이 나를 헐뜻고 비방할 때나
           예譽---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는것
           칭稱---나를 칭찬할 때나
           기譏---남이 나를 제 맘대로 희롱할 때나
           고苦---고생스러울 때나  
           락樂---편안하고 즐거운 때나
  오욕(五慾): 재 색 식 명 수(財 色 食 名 壽)  

일체경계 부동한 이마음을 태산같이 써나가세 허튼소리 우스개로 이날저날 헛보내고 늙은줄을 망각하니 무슨공부 하여볼까 죽을제 고통중에
후회한들 무엇하리 사지백절四肢百節 오려내고 머리골을 쪼개낸듯 오장육부 타는중에 앞길이 캄캄하니 한심참혹寒心慘酷 내노릇이 이럴줄을 누가알꼬 저지옥과 저축생의 나의신세 참혹하다 백천만겁 차타蹉打
하여 다시인신人身 망연茫然하다 참선 잘 한 저도인은 서서죽고 앉아죽고 앓도 않고 선세蟬兌하며      
* 蹉打: 일을 이루지 못하고 나이가 들어감,          
* 蟬兌: 매미선, 바꿀세(애벌레에서 매미로 몸을 바꿈)

오래살고 곧죽기를 마음데로 자재하며 항하사수 신통묘용 임의괘락
任意快樂 소요하니 아무쪼록 이세상에 눈코를 쥐어뜯고 부지런히
하여보세 오늘내일 가는것이 죽을날에 당도하니 푸주간에 가는소가
자욱자욱 사지로세 예전사람 참선할제 마디그늘 아꼈거늘 나는어이
방일하며 예전사람 참선할제 잠오는것 성화하여 송곳으로 찔럿거늘
나는어이 방일하며 예전사람 참선할제 하루해가 가게되면 다리뻗고 울었거늘 나는어이 방일한고 무명업식 독한술에 혼혼불각昏昏不覺  
   * 昏昏 정신이 가물가물하고 희미한 모양,
지내가니 오호라 슬프도다 타일러도 아니듣고 꾸짖어도 조심않고 심상히 지내가니 혼미한 이마음을 어이하야 인도할고 쓸데없는 탐심진심 공연히 일으키고 쓸데없는 허다분별 날마다 분요紛擾하니 우습도다 나의지혜 누구를 한탄할고 지각없는 저나비가 불빛을 탐하여서 제죽을줄모르도다 내마음을 못닦으면 여간계행如間戒行 소분복덕少分福德 도무지 허사로세 오호라 한심하다 이글을 자세보아 하루도 열두때며 밤으로도 조금자고 부지런히 공부하소 이노래를 깊이믿어 책상위에 펴어놓고 시시때때 경책하소 할말을 다하려면 해묵서이海墨書而 부진이라 이만적고 그치오니 부디부디 깊이아소 다시한말 있사오니 돌장승이 아기나면 그때에 말하리라.
* 분요紛擾: 먼지가 날려 어지러움, 가루가 날려 탁함  
* 여간계행如間戒行 소분복덕少分福德: 계행을 지키고 적은 복덕을 짓는다고 하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