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차 문화는 지리산 자락에서 시작되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중국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신라 흥덕왕 3년(828)에 차나무 씨앗을 가지고 돌아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 했다고 한다. 그 뒤 830년부터 진감 선사가 이곳 시배지 차를 쌍계사 주변에 번식시켰다고 전해진다.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차를 재배한 차나무 시배지이다. 이곳 시배지에서 생산된 차는 우리나라 최고의 차라는 명성을 얻어,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는 이 시배지차를 왕실에 올렸다. 조선 후기 문신이자 서화가였던 추사 김정희는 시배지 차를 중국 최고의 차인 승설차보다 낫다고 평했고, 우리나라 다도(차를 달여 마시는 예법)를 바로 세워 다성(茶聖)이라 부르는 초의 선사도 시배지차의 풍모와 자태가 신선 같고 고결하다고 격찬했다. 이러한 명성을 떨치던 시배지 차도 일제식민지를 거치면서 사라지기 시작하였던 것을 1975년 고산 화상이 쌍계사 주지로 부임하여 화개면 운수리 산127번지와 산127-4번지(쌍계사소유) 일대가 차나무 시배지임을 아시고 복원하여 시배지 차나무 종자를 다시 화개면 일대에 번식하여 오늘에 이른다. 1981년에 한국차인연합회에서 차의 날을 선포하며 차 시배 추원비를 세워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차나무 밭임을 알렸고, 1992년에는 하동군과 하동차인회에서 차나무 시배지 표지석을, 쌍계사를 창건하고 차 문화를 널리 보급한 진감 선사의 공을 기려 2005년에는 진감 선사 차시배 추앙비를 세웠다. 이에 고산 화상께서는 매년 5월초에 진감, 초의, 만허의 다맥을 복원하고 다맥 전수식을 한국선다회 주관으로 열고 있으며, 차의 날인 5월 25일을 즈음해서는 화개 일대에서 하동 야생차문화축제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