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 시문

어우집시선[於于集 詩選] -유몽인

최고관리자
2010-07-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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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집시선[於于集 詩選] -유몽인

○ 花開洞

깊고도 그윽하도다 화개동이여
두류산 첩첩한 골 서로 다투고
마을에는 모두가 대나무를 심어
흙이 없어 족두리풀도 나지 않누나
흰 사슴은 아이들이 길들이고
丹砂 아녀자들이 만드네
허리사이 한 길이나 되는 두 끈이
나에게는 한 가닥의 털처럼 가볍구나

○ 雙溪寺
 
崔仙은 이미 자색안개 타고 갔지만
계곡 위의 빈곳에 네 글자가 남아있네
네 글자는 분명한데 신선은 벌써 갔구나
푸른 계곡의 물은 空하여 유유히 흐르고
절벽 위의 학을 조문하니 달빛은 담박하도다
오래된 절에 꾀꼬리 울고 수풀은 우거졌는데
생황과 퉁소는 어디로 가서 돌아오지 않는가
맑게 갠 밤 객창에서 두견이처럼 시름짓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