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 시문

만허스님에게 농담삼아 시를 지어 주고 아울러 서를 쓰다 -추사 김정희

최고관리자
2010-07-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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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조정상탑 편액.jpg

만허스님에게 농담삼아 시를 지어 주고 아울러 서를 쓰다 -추사 김정희

戱贈晩虛 竝序

만허스님은 쌍계사 六祖塔 아래에서 거주하는데, 차를 만드는 솜씨가 절묘하였다. 그 차를 가지고 와서 맛을 보여 주었는데, 龍井의 頭綱이라 할지라도 더할 수 없으니, 향기가 주방 가운데 가득하다. 아마도 이러한 차가 없으면 위없는 묘미는 없을 듯하여, 다기 한 벌을 주어 그로 하여금 육조탑에 차 공양을 올리게 하였다. 아울러 錫蘭山의 如來金身眞相과 육조의 金身相이 서로 같다는 말을 해주었다. 반야경 七藤八葛의 비유처럼, 여러 가지 번뇌가 해탈을 하지 못하도록 결박을 한다. 근자에 도리에 어두운 한 승려가 가부좌를 하고 한 자리에 굳건하게 앉아있으면 傳心이 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으므로, 차를 마시다가 나도 모르게 크게 웃었다. 스님 또한 목격하고 가셨다. 藤蓮老人이 記莂하였다.

열반에 들면 魔說을 영원히 만날 수 없나니

다만 스님에겐 바른 선에 대한 안목이 귀했도다

차 마시는 것 또한 參學을 겸하는 것이니

사람마다 차 마시기를 권하면 탑도 빛이 나리라

만허스님이 보낸 차의 답례로 글씨를 써 주었으니,지금 쌍계사 금당에 걸린 편액이 추사의 작품이다.
진본은 성보전에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