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 시문

쌍계사에서-초의스님

ssanggyesa
2010-08-06 15:29
작성자
ssanggyesa
작성일
2010-08-06 15:29
조회
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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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이 도량에까지 닿아서
흥겨움에 즐겁게 놀았느니라
시내는 계곡 사이로 굽이쳐 흐르고
산세는 하늘을 둥글게 감쌌다
솔바람 소리는 빈집에 어리었고
대나무 그늘은 여울을 덮었다
다시 여기 와서 자고 간다고
그런 언약이야 또 하겠느냐마는
도랑에 비가 많이 내리더니
저녁에야 비로소 말끔히 개었구나
어느새 으슬으슬 찬기운이 도는데
노송 앞 텅 빈 절간에는
반용이 옛 그대로 햇살을 안았고
오리는 제단 옆에 그대로지만
슬프다 어찌하여 황매의 길목에서
오조선을 어찌 얻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