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대승기신론(大乘起身論)

ssanggyesa
2011-04-07 17:22
작성자
ssanggyesa
작성일
2011-04-07 17:22
조회
5786

대승기신론 강의(大乘 起身論 講義)

조실 고산큰스님

[原文]

歸命盡十方(귀명진시방)의 最勝業徧知(최승업변지)시며

色無礙自在(색무애자재)하신 救世大悲者(구세대비자)와

及彼身體相(급피신체상)이신 法性眞如海(법성진여해)의

無量功德藏(무량공덕장)과 如實修行等(여실수행등)하옵나니

爲欲令衆生(위욕령중생)으로 除疑捨捨執(제의사사집)하고

起大乘正信(기대승정신)하야 拂種不斷故(불종불단고)니다

○. 온 十方의 最勝한 業으로 두루 아시며, 色이 無礙自在하신 救世의 大悲者와 저 佛身의 體와 相이신 法性眞如바다의 無量한 功德藏과 如實히 修行하는 者에게 歸命하옵나니,

衆生으로 하여금 疑惑과 邪執을 버리고 大乘의 바른 信心을 일으켜서 佛種字가 끊어지지 않게 하고저 합니다.

[講義]

불교에서 게송은 부처님의 공덕이나 교리를 노래나 글귀로써 찬미하는 것이다. 이제 마명보살이 대승기신론을 지음에 제하여 먼저 불법승 삼보께 귀의하여 맹세하는 뜻으로 이에 게송을 지어 그의 정성을 보이었다. 이 게구는 한자 한자에 심오한 뜻이 들어있는 것이다. 이제 기신론의 여러 소를 쫓아 게구의 뜻을 낱낱이 풀어보고자 한다.

歸命이라 함은 범어의 나무 남모를 번역한 말로 귀의라고도 한다. 귀는 경순 또는 취향의 뜻이니 자기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지 않고 삼보께 위임함을 귀라 하고, 명은 명근(목숨의 근원)으로서 삼보의 명을 거스리지 않고 비할수 없이 귀중한 목숨을 바쳐 삼보께 대한 신심의 극을 나타내는 뜻을 지니고 있다.

盡十方이라 함은 공간적으로 세계의 무변함을 뜻하는데 즉 동서남북 사방과 서북 서남 동북 동남의 사유와 상하를 합하여 시방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시방 즉 공간만 말하고 삼세(과거, 현재, 미래) 즉 시간은 말하지 않았으나 이는 게구가 오언의 성구로 되어 있어 시형을 갖추기 위하여 시간 즉 삼세는 말하지 않고 시방만 들어 말하였으나, 그 뜻은 진시방 삼세제로 공간 뿐 아니라 무한의 시간도 포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最勝業(佛寶)이란 가장 수승한 일을 한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진시방 삼세제최승업이라 함은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언제 어디에서나 가장 훌륭한 일을 하는 것을 뜻한다.

徧知라 함은 모든 것을 두루 다 아는 것을 일컬어 변지 또는 정변지라고도 한다. 여기에서 안다(知)는 것은 깨달음(覺悟)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물론 건혜(마른 지혜)가 아닌 산 지혜를 말한다. 그 지혜는 여러 생명 있는 자들의 생명을 온전케하는 지혜며 자각각타로 우주의 대아를 이루는 것이다(이상불지의업).

色은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붇다의 육신이요, 無礙自在라 함은 아무런 구애도 받지 않고 자유자재로움을 뜻한다. 즉 붇다는 우리의 신체와 같이 부자유한 것이 아니라 무애자재한 몸으로(불지신업) 법을 설하여 세상을 구제하는 것이 대자비하신 자임으로 구세대자비라 한 것이다(불지어업). 이상은 붇다의 신,구,의, 삼업을 찬탄한 것이다.

及彼身體相(法寶)은 앞서 말한 붇다의 수승한 변지와 구별하여 여기에서는 법을 말한 것이니 저 색무애자재하신 붇다의 몸에는 체와 상이 있어서 체라 함은 법신의 체를 말하며 상이라 함은 법신(자성신)으로부터 나오는 보신(수용신)과 응신(화신, 변화신)을 말한다.

원래 불에는 法身 報身 應身인 삼신이 있으니 法身이라 함은 우주만법으로 볼 때에는 만법이 곧 나(아)요 내가 곧 만법으로 이 우주만법의 당체에 계합하는 진리를 말하는 것이며, 報身이라 함은 이 우주만법과 묘합하여 불타의 신을 감득한 것을 말하며, 應身이라 함은 감득한 진리를 근기에 따라 교화하기 위하여 세상에 응현함을 말한다. 다시 삼신을 비유를 들어 말하면 의사가 의술을 연구하는 것은 법신이며, 이미 이를 증득하여 훌륭한 의사가 된 것은 보신이며, 이를 응용하여 실제로 병자를 치료하는 것은 응신이다.

法性이라 함은 우주만상의 천차만별의 성을 가리키는 것이요, 眞은 바탕이 거짓이 없어서 변이함이 없는 것이요, 如는 성품이 개이함이 없어서 여여하다는 것이다. 海는 불공덕이 무변한 까닭으로 저 넓고 깊은 바다에 비유하였으며,

無量功德藏이라 함은 이 가운데 한량 없는 공덕이 갖추어 있지 아니한 것이 없는 까닭으로 무량공덕장이라 하였으니 즉 여래의 장이다. 이것은 다 절대의 경계를 형용한 것으로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佛은 진시방 삼세제에 亘(긍)하여 무한한 시간과도 통하고 무변한 공간과도 통하는 것과 같이 佛의 설법도 또한 무량무변한 것을 말한다. 이상은 삼보중 法寶를 찬미힌 것이다.

그리고 如實修行(僧寶)이라 함은 삼보중 승을 말한 것으로 승이란 승가의 준말이며 범어의 썅카(sangha · 공동체란 뜻)를 음역한 것으로 화합중의 뜻이다. 현수대사의 [의기]에는 “理를 증득하여 行을 起하는 것을 如實修”라 하였다.

아무리 佛이 무량한 공덕장을 설할지라도 사실 수행하는 자가 없다고 하면 공설공론이 되고 말 것이다.

等이라 함은 지전보살승과 지상보살승을 含한 것이다.

衆生은 많은 유정자를 말함이요, 除疑는 해석분 가운데 현시정의에 해당함이니 중생의 의심을 제하게 함이요,

捨邪執은 대치사집에 해당함이니 사집을 버리게 함이요,

기대승정신은 분별발취도상과 수행신심분에 해당함이니 대승의 정신을 일어키게 함이요, 실지 공덕을 쌓고 수행을 함으로써 궁극에는 佛의 대덕인 우주의 진리를 감득하게 되는 것이다.

불종부단은 佛의 전통을 이어 正法久住를 원한 것이니 이 論은 결코 심상한 술작이 아니라 불, 법, 승 삼보의 앞에서 이 論을 보는 자로써 모든 의혹과 삿된 집착을 버리고 대승의 바른 믿음을 일으켜 佛種을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마명보살이 이 論을 지은 것이다. 이상으로 歸敬序를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