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는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를 먹지 않는다는 백장 선사(720~814)의 청규죠. 그 가르침은 고산 문중에서는 불식촌음(不息寸陰)으로 이어집니다. 염불, 참선, 간경, 밭일로 잠시도 쉬지 말라는 거죠. 과거에도 그랬지만, 요즘 더 절실한 ‘현재적 진리’ 아닌가 합니다.”
―생산불교요?
“사찰은 사람들이 시주하고 봉사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야 합니다. 스님들이 생산한 채소와 간장, 된장 등을 적절한 가격에 도시 사람들과 나누는 거죠. 물질적 교류에 이어 스님네들 삶의 스토리, 불식촌음이라라는 삶의 방식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돼야 합니다. ”
선교율과 차, 범패의 근본도량인 쌍계사의 미래 모습은 울력, 스님들이 스스로 먹을거리를 만들고 도시인들과 나누는 생산불교(生産佛敎)다.
최근 찾은 쌍계사는 고산 스님으로부터 시작된, 수행과 일을 통해 잠시도 쉬지 않는 불식촌음(不息寸陰)의 도량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큰 사찰에는 대중의 상징처럼 큰 가마솥이 있기 마련인데 쌍계사에는 없었다. 최근 울력을 통해 가마솥부뚜막이 생겼고, 좁은 장독대가 넓혀졌다. 3년 전 기증 받은 트랙터 등 농기계도 수리하고 사용이 가능하도록 정비했다. 북한 돕기 운동에 적극적인 윤여두 동양물산기업 부회장이 기증한 것과 사찰에서 구입한 것인데 그동안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쌍계사에는 강원 등에서 경전과 수행을 배우는 학인(學人) 스님을 비롯해 제철에는 20여 명, 스님들이 선방에서 집중 수행하는 결제 기간에는 50여 명이 있다. 선방 수좌들도 1, 2시간씩 울력에 참여해 불식촌음의 전통을 바로 세울 계획이다.
사찰은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고 이를 도시인들과 교류하면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찾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