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의 삶과 수행 | 조계종 전계대화상(傳戒大和尙) 고산혜원(山慧元) 대종사]-4
‘견디고 참고 기다리라’ 정신으로 대중과 호흡하며 정진
▼ 불자와 국민이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다섯 가지 욕심이 있습니다. 첫째는 재물에 대한 욕심, 둘째는 색욕(色慾), 셋째 식욕(食慾), 넷째 명예욕(名譽慾), 다섯째 수욕(睡慾)입니다. 이 다섯 가지 욕심만 없다면 반대적인 모든 나쁜 일은 다 없어지고 고생이 되더라도 부지런히 배우고 노력하면 다 행복하게 살고 반드시 성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조건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부처님께서 나의 미몽을 깨우쳐주시니 감사함이요, 부모님이 나를 낳아 키워주시니 감사함입니다. 둘째는 미소를 짓는 것입니다. 아무리 고달프고 괴롭고 슬픈 일이 있더라도 항상 미소를 짓고 밝은 얼굴로 남을 대하고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座臥語默動靜)에 웃는 얼굴로 모든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는 침묵입니다. 들어도 못 들은 척, 보아도 못 본 척, 늘 침묵하고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렇듯 행복하려면 감사의 마음과 미소, 침묵 세 가지를 꼭 지켜야 할 것입니다.” 시종일관 꼿꼿한 모습으로 그렇게 스님은 당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막힘이나 걸림도 없었다. 말씀이 끝나고 스님은 다시 밀짚모자와 장갑을 찾았다. 방장실 앞 텃밭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문을 열고 나가기 전 스님은 글을 하나 보여주었다. ‘물위걸용지인 능위서타지인(勿爲乞容之人 能爲恕他之人)’, 즉 ‘남에게 용서를 구걸하지 말고 남을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고산 스님이 제자들에게 자주 당부하는 말씀이라고 했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당당하며 다른 사람에게는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스님은 다시 강조했다. 그러고는 문을 열고 고무신을 신었다. 이렇게 스님은 또 길을 나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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