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대선사님의 열반 다례 3주기를 지내면서 저의 쌍계사 주지 업무는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영담 희주 큰스님께서 주지직을 역임하시는 동안 제가 교무국장으로, 또 총무국장 소임으로 옆에서 모시면서 회주 큰스님의 추진력이 감당하기 이려워 피하기만 했었습니다. 지금 와 생각해 보니 회주 큰스님을 모시는 동안 충분히 업무를 익히지 못한 점에 대해 무척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피할 수 있는 저의 일이 되었습니다. 얼마전 한 신문기자에게 “쌍계사 주지로서 쌍계사를 어떻게 변화시키려 하겠는가?”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 질문에 저는 “쌍계사는 굳이 어떤 변화를 줄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선, 교, 율, 차와 범패 등 어느 도량에도 없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기에 있는 것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것만 해도 쌍계사의 아름다움을 갖추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우선 영담 회주 큰스님의 불사원력을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소견으로는 모두를 파악하고 회주 큰스님의 뜻을 헤아리긴 어렵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살필 수 있는 범위내에서 알아가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쌍계사는 총림의 모습을 온전히 실천하는 도량이기도 합니다. 선원과 강원 율원 염불원등을 갖춘 실질적 총림의 본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쌍계사는 선, 교, 율, 차와 범패의 근본도량입니다. 쌍계사 중창주이신 고산대선사님의 ‘불식촌음(不息寸陰)’의 자취가 있고 고산가풍의 뜻을 잘 이끌어 가시려는 회주 큰스님의 원력을 어떻게 하면 잘 보필하며 갈 것인가? 이것이 지금 제게 맡겨진 주지직의 과제이고 방향입니다 앞으로 원대한 쌍계사 불사의 청사진은 회주 큰스님께 맡겨 드리고 저는 주지로서 총림의 대중들이 고산대선사님의 ‘불식촌음(不息寸陰)’을 실천하며 외호하고 잘 보필하면서 회주 큰스님의 원력을 이어 서로 화합대중으로서 수행정진하도록 도움이 되는 주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불기2568년(갑진) 3월 21일
쌍계사 주지 지현